PEF 초유의 스캔들 바디프랜드 분쟁…금감원 관리·감독 공백 노렸다

입력 2023-07-04 15:50   수정 2023-07-06 08:55

이 기사는 07월 04일 15:5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내 대표 안마의자 회사인 바디프랜드의 경영권을 흔들었던 신생 사모펀드(PEF) 한앤브라더스의 실체를 두고 PEF 업계에서 설왕설래가 지속되고 있다. 펀드 운용과 관련한 경험과 자격요건을 갖추지 못한 인사들이 수천억원을 모아 회사를 단번에 인수한 데 이어 전례없는 횡령·배임 혐의까지 불거진 초유의 사태로 번지면서다. 이 과정에서 금융감독원의 PEF 관리감독 사각지대를 교묘하게 악용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앤브라더스는 자본시장법이 규정한 자격 요건인 금융 전문인력 확보를 편법으로 우회하고 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한앤브라더스는 설립 당시 과거 민유성 전 산업은행 회장이 만든 나무코프의 공동대표를 지낸 신동기 씨 등 5명의 전문 운용인력을 두고 있다고 당국에 신고했다. 하지만 바디프랜드 경영권을 둔 내홍과정에서 대부분 퇴사해 현재 이동기 전 산업은행 부행장 등 두 명의 전문인력만 이름을 올려왔다.

문제는 해당 운용 인력마저 비상근으로 사실상 한앤브라더스에 명의만 빌려준 형태로 당국의 규제를 피해가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이 전 부행장은 귀농한 후 금융투자업과 무관한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 펀드 운용과 관련한 보고 등도 전혀 받지 않고 있다. 현재 한앤브라더스 내 상근 전문인력은 단 1명 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PEF 설립과정에선 2명 이상의 금융권 경력을 가진 전문인력이 포함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GP 등록 과정에선 금융감독원이 이를 관리·감독하지만 등록 후 운영단계에선 당국의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당국도 운용사들이 4대 보험을 제공하는 지 유무로만 재직여부를 파악하고 있다. 이를 우회해 신생 운용사들이 형식 요건만 갖춰놓고 정작 투자 및 운용과 관련한 의사결정을 자격을 갖추지 못한 비전문가들이 행사하더라도 감독이 불가능한 구조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PEF 등록 과정에서 전산으로 올린 서류들을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코멘트 받는 데만도 3개월~4개월씩 소요된다"며 "GP들의 운용 실태까지 당국이 면밀히 검토하는 건 불가능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앤브라더스의 모든 투자와 관련한 의사결정은 허모 대표이사와 그의 모친인 양모 씨, 그리고 한앤브라더스의 최대주주이자 실제 소유주로 거론되는 한모 회장이 총괄한 것으로 전해진다. 1990년생인 허 대표의 주요 이력은 세종사이버대학 졸업이 전부다. 한 회장과 양 씨는 과거 자원개발과 관련한 불법 의혹에 섰던 컨설팅업체인 M그룹에서 함께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바디프랜드의 최대주주에 오른 후 회사 경영을 주도해왔지만 공동으로 투자한 스톤브릿지로부터 배임·횡령 혐의로 고발당했다. 한앤브라더스는 스톤브릿지와 함께 공동 출자자로 올해 3월 비에프하트투자목적회사(이하 BFH)를 조성해 바디프랜드를 인수했다. 자신들이 단독으로 출자자를 모은 퀀텀펀드1호와 스톤브릿지와 공동으로 조성한 퀀텀펀드2·3호를 통해 BFH에 투자했다. 당시 주요 투자 이력조차 알려지지 않은 한앤브라더스의 펀드에 하림그룹 등이 출자자로 참여하는 등 수백억원 규모 출자금을 조성해와 업계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스톤브릿지는 바디프랜드를 공동 인수한 후 한 씨와 양 씨 등 한앤브라더스 측이 회사의 공금으로 수천만원짜리 고급 가구, 샤워실, 고급 외제차까지 들여놓으려 했다고 주장했다. M그룹과 맺은 고액의 자문료도 문제 삼았다. 결국 퀀텀펀드 2호와 3호는 투자자 사원총회를 열어 한앤브라더스의 GP자격을 만장일치로 박탈당했다. 이에 대해 한앤브라더스 측이 맞소송을 제기하면서 양 측의 분쟁은 지속되고 있다.

한 회장은 최근 현직 부장 판사와 현직 국회의원, 기업인 등 유력인사들을 한 데 모은 로비스트로 조명받기도 했다. 한 회장은 야당 4선 중진 의원 및 현직 장관 등과도 수시로 자리를 주선할 정도로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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